지난번에 본가에 갔을 때 엄마랑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내려왔는데 엄마가 둘째 이모가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걱정을 하셨다. 엄마와 띠동갑인 둘째 이모는 엄마에게는 거의 엄마나 다름없다. 엄마가 고등학교 다닐 때 그 집에서 살기도 했다던데, 그 집 오빠들은 엄마에게 이모가 아니라 거의 사촌동생급이었는지, 엄마한테 이모라고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반말을 하곤 했다. 생각해 보라구, 40대 사촌 오라버니가 50대 엄마에게 반말을... 근데 그냥 사촌누나한테 말하는 듯한 자연스러운;
엄마는 둘째 이모가 기력이 없으시다고 걱정했고 나는 엄마에게 지난번에 드린 시베리아 녹용이나 좀 드리라고 했다. -_-; 그리고 엄마도 드시라고 종용해 보았다. 내가 나이 드는 건 그냥 그런데 엄마가 늙는 건 무지 싫더라. 그래서 검버섯 끼는 거 보기 싫다고 자외선 차단제 바르고 화장하라고 잔소리 했다. (엄마 가라사대 너나 잘해 -_-;;)
어제 언니한테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아서 나중에 전화해 보니 조카가 전화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. 나는 조카와 거의 만난 적이 없는데 이제 세 돌 맞은 조카와 열 번 정도 본 듯하다. 그럼에도 외할머니의 교육 덕인지 내 본명을 앞에 붙여서 xxx이모라고 부른다. 영특한 녀석...; 그 조카가 나를 바꿔달라고 하더니만 <다람쥐>를 연달아 말했는데 당연히 아기 말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못 알아들었다. 잠시 후 언니가 전화를 바꾸더니 계속 <다람쥐>를 연발했다고 했다. ...도대체 왜 조카는 나에게 전화해 달라고 조른 뒤에 다람쥐라고 한 걸까. 그 녀석이 나에게 언제 올 거냐고 해서 가까운 시일내 놀러간다고 약속했다.
나는 고모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어서 오빠 딸인 수가 4살 때 <고모야>라고 하면서 목에 매달리면서 달라붙었을 때 난감해했던 기억이 있다. 그때 자신과 닮은 핏줄에 이렇게 끌리는 법이란 걸 깨닫기도 했다. 수가 <고모야>라고 부르면서 매달렸을 때 뭉클했듯이, 언니 아들이 나에게 xxx이모라고 부를 때, 어릴 때 이모들이 생각나서 가슴이 뭉클했다.
둘째 이모 건강하세요. 홍댕 님이 개성 관광이 무지 재미있으셨다던데 엄마랑 둘째 이모랑 개성 관광이나 보내 드려볼까. 12첩반상 사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. ^^;;;